쓰러지는 가정-다양해진 가족-변해야할 정책<복지타임즈-펌>

  • 관리자 2013-07-09 13:36:01 조회 1,303 추천 319
가족해체 증가로 아이들 가슴에 '멍'...양육ㆍ생계ㆍ의료지원 시급

이은미 (등록/발행일:2008-05-26 09:47:15)
    

1990년대 이후 우리나라의 가족구조는 다양한 유형으로 변화하고 있다. 높아지는 이혼율에 따른 한부모가족의 증가와 아울러 재혼가족의 증가 등이 보편적 가족유형으로 자리잡고 있다. 또한 부부의 이혼과 부모의 실직 혹은 파산 등 경제적 이유로 가족해체를 경험하거나, 부모의 사망, 가출 때문에 형성된 조손가족 역시 급격히 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가족유형의 급속한 변화는 가족정책의 일대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 중학생 손자 둘을 5년 전 거둬들인 차 모 할아버지(69)는 몸이 아파 하루 종일 누워지내고 있다. 할아버지에게 맡겨진 어린 손자들은 결국 밥을 하고 빨래를 하는 등 할아버지의 수발을 들고 있다.

- 정신지체 2급인 최 모양(12)은 이혼한 부모가 맡기를 꺼려해 보육원에 맡겨졌다.

- 박 군(7)은 부모가 이혼한 후 아버지가 양육을 맡았지만 아무런 연락 없이 사라져 친척들이 돌보다 보육원으로 보내졌다.

부모의 이혼 및 재혼, 경제적 이유 등으로 조부모 또는 보호시설에 맡겨지는 해체가정이 늘어나면서 가족형태 또한 다양해지고 있다. 사회를 이루는 기초집단인 가정이 붕괴되면서 우리 사회의 존립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가족은 개인이 사회생활을 하면서 만들어지는 긴장을 풀고 몸과 마음을 편히 쉴 수 있는 안식처와 같은 곳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다양한 가정의 형태에 걸맞은 새로운 가족 패러다임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즉 “이혼가족, 조손가족, 한부모가족, 미혼부모가족 등 가족해체로 다양해진 가족형태를 그대로 인정하면서 가정의 기능을 강화하자”는 것이다.

사회의 가장 중요한 기본단위인 ‘가정이 건강해야 나라가 바로 선다’며 이를 위해 정부는 탄탄한 가족정책을 세우고, 변화되는 가정을 위한 새로운 프로그램 개발에 힘쓸 것을 주문하고 있다. 특히, 가족정책이 ‘가족해체 방지정책’을 지향할 경우, 다양한 가족형태의 급증과 가족정책에 대한 수요의 다변화를 반영하지 못해 혼선과 비효율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실태조사에 근거한 가족의 정책 수요에 부응하는 정책 및 서비스 지원이 절실한 실정이다.

▶ 국가적 보호장치 마련 제시= 2006년 현재 이혼건수는 12만5032건에 달한다. 이혼 당시 20세 미만의 자녀를 둔 경우가 60.7%로 미성년 자녀에 대한 양육책임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이혼가족이 증가하는 가운데 부모들은 자녀의 양육비 문제에 관한 합의나 법원의 판결이 없는 상태에서 이혼하는 경우가 많고, 양육비에 관한 합의나 판결이 있는 경우라도 부양의무자가 양육비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는 경우가 상당수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황정미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국가가 양육비를 대신 지급한 후 양육의무자에게 구상할 수 있는 ‘양육비 대지급 제도’를 도입”하고 “이혼가정의 자녀문제를 개인적 차원에서 그치지 않고 가족복지적 관점에서 국가가 법적․제도적으로 보호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황 연구원은 양육비 대지급 제도는 부양권리자가 양육비지급의무자에게 직접 청구해 감정적 대립이 발생하는 것을 막고, 부모가 자녀의 양육에 협력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 한부모 ‘부자가족 지원’ 강화= 한부모가족은 배우자 없이 가족생활을 책임져 경제적 문제뿐 아니라 자녀교육, 주택, 사회적 편견 및 차별 등 다양한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일례로 중학교 2학년인 김모군(15)은 일종의 트라우마인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로 얼마전 병원에 입원했다. 부자가정에서 자란 김군은 아버지와 함께 있을 시간이 적고 대인관계의 폭도 줄어들어 혼자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발생한 일이었다.
한국한부모가족연구소 황은숙 소장은 "남성 한부모의 경우 직장생활로 늦게 귀가하기 때문에 자녀를 돌볼 시간이 부족해 자녀가 혼자 집에 있는 동안 게임에 중독되거나 은둔형 외톨이가 될 수 있다”며 “한부모가정지도사와 같은 전문인력을 가정으로 파견하여 한부모가족의 자녀를 지도할 수 있도록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이처럼 모자가정에 비해 자녀양육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자가족의 비율은 한부모가구의 21%를 차지하는 수준으로 매년 증가폭도 커지고 있다. 또 아동학대의 45.9%가 모부자가정에서 발생하는 등 한부모가족에 대한 지원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남성 한부모에 대해 돌봄 능력을 강화시키는 부모역할교육 및 훈련기회를 제공하고, 건강가정지원센터를 중심으로 남성한부모 멘토링 사업과 서로 유사한 한부모가정을 연계해 남성 한부모가족의 자조능력을 배양하는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 미혼부모 ‘자녀양육’ 지원=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에 따르면 미혼모는 16세~25세 사이의 무직자인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이들은 원치 않는 임신이나 교제 중 피임 실패로 미혼모가 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양육을 결정한 미혼모들에게 가장 걱정되는 부분은 경제적인 문제였고, 아동의 장래 문제, 가족과의 문제가 그 뒤를 따랐다.
현 모부자복지법에는 저소득 모자가정을 위한 양육비 지원이 없어 미혼부모의 의료비 부담이 크고, 아동양육비도 6세 미만의 아동에게만 지급되며, 아동연령과 관계없이 5만원만 지급된다는 문제점이 있다.
또 미혼모의 부모가 미혼모의 자녀양육을 거부하고 있어도 부양의무자인 부모가 경제적 능력이 있는 경우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의한 수급권자로 책정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여성정책연구원 황정미 연구원은 미혼부모가족 지원센터를 설치해 미혼부모가족의 자녀 양육을 지원하고, 보육비 및 다양한 보육서비스 제공, 부모역할 및 자녀양육기술 습득을 위한 정보제공 프로그램 지원 등을 정책과제로 내세웠다.
이와 더불어 미혼부의 양육비 책임을 법제화해 혼인과 관계없이 친부는 자녀에 대해 만18세 까지 양육비를 지원하도록 법으로 명시할 것을 제안했다.

▶ 조손가족 지원체계 구축= 조손가족은 가족의 경제적 기반과 안정성이 약화되면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2005년 인구총조사 결과에 의하면, 전국 5만 8101가구(19만 6076명)가 조손가구로 전체 가구(1589만 가구)의 0.36%에 불과하지만, 이는 지난 10년 사이 65%나 증가한 수치다(1995년 3만 5194가구)
최근 여성부가 연구기관 인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2007 조손가족 실태조사’에 따르면, 조부모가 손자녀를 양육하게 되는 이유는 ‘부모의 이혼 및 재혼’(45%), ‘부모의 사망’(20.2%), ‘부모이 가출 및 실종’(18.3%) 등이었다.
특히 소득수준이 낮을수록 부모의 가출이나 실종에 의한 손자녀 양육비율이 높은 것으로 조사돼, 조부모에 의한 손자녀양육이 일시적이기보다는 조부모의 생존시까지 가족형태로 기능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여진다.

또 조손가족의 월평균 소득은 70만원으로 나타나 2007년도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4인가구 기준) 367만원에 비해 크게 저조한 수준으로 경제적 지원대책이 절실하다. 그 밖에도 ‘조부모의 건강악화’, ‘손자녀 양육의 어려움’ 등이 조손가족의 문제점으로 지적돼 이에 대한 지원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황 연구원은 “조손가족 손자녀들의 안정적인 사회화 과정을 보장하기 위해 조손가족에 대한 포괄적인 지원체계가 확립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조손가족을 지원할 수 있는 법적•제도적 근거를 마련하고, 조손가족 생계비 지원, 조손가족의 손자녀 보육 및 교육지원 등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인포서치 염동훈 책임연구원은 “조손가족은 가족해체적 과정의 일시적 유형이 아니라 대안적 유형이라는 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조손가족의 손자녀가 성장하여 자립할 수 있을 때까지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정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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